지하철도 코너링을 한다
[지하철도 코너링을 한다] 나는 지하철을 탈 때, 주로 자리에 앉거나 그냥 서서 간다-가끔, 아주 가끔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손잡이에 매달리거나, 선반에 눕거나, 등등-.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갈 때면, 난 지하철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는 깜빡이는 형광등이나, 가끔 볼 수 있는 의외의 장관을 감상(?)하곤 한다(아니면 잠과의 은밀한 거래를 하거나, 아무튼). 그 때의 나에겐 한 칸의 지하철과, 그 창이 보여주는 세상이 나의 모든 세계가 된다-그래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책을 꺼내 들어 그것이 안내하는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지도 모르겠다, 뭐 아닐 수도. 그러다 보니 난, 으레 지하철은 직선주행만 한다고 생각했다. 아니, 더 엄밀히 말하자면 지하철이 어떻게 달리는지 생각해 보려 하지도 않았다. ..
2013. 7. 18.
바람
바람이 불지않으면, 열매도 맺히지 않는다. 열매는 불지않는 바람을 기다리고, 바람은 맺히지 않는 열매를 기다린다. 그리곤 오지않는 서로를, 혹은 지나버린 서로를 원망하며, 욕망한다. 그러나 바람 없는 열매가 없듯, 열매 없는 바람도 없다. 그러니, 기다리지 말아라, 원망하지도, 욕망하지도 말아라, 모두가 다 그대 안에 있다. 문득, 열매 위의바람을 보며
2013. 5. 13.